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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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혼몰마스터의 타로이야기
No. 19
11. STRENGTH (힘) - 노사 (老死).
타로이야기를 시작한지 벌써 6개월이 되가고 있고
스물 두장의 메이져 타로가드중 12번째까지 진행이 됐다. 인생으로 따지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정도인 셈이
다. 이쯤이면 뒤를 돌아볼 시간이다.
이미 눈치챈 독자가 많겠지만
0번 카드인 [바보] 카드부터 11번 카드인 [힘] 카드에
나는 바로 <12연기 (十二緣起 ) >를 실었었다.
12연기란 부처님이 말씀하신 진리중 하나인데 , 이 세상은 어떤 원인과 원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일어나는 현
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즉 우주는 하나의 절대적인 힘에 의해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연과 인연이 만
나서 그물처럼 서로 얽히고 섥혀서 돌아간다는 것인데 사람의 일생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원인이 있으니 저런 결
과가 생기고, 저런 결과 때문에 또 다른 상황이 생겨서 끝도 없이 수레바퀴처럼 돌도 돈다는 것이다. 이것을 열두
단계로 표현하셨고
무명(無明) – 행(行 ) – 식(識 ) – 명색(明色) – 육입(六入) - 촉(觸 ) - 수(受 ) – 갈애(渴愛) – 취(取 ) – 유(有 ) – 생
(生 ) – 노사(老死) 로 이름지어놓았다.
[바보]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났기 때문에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고 자기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한채 살아가
기 시작한다. 이것을 “무명” 이라 했고
[마법사]처럼, 태어났으니 일단은 움직이게 되고 호기심을 갖고 이것저것 탐험하게 되고 경험 하게 된다. 이것을
“행” 이라 했다.
[여사제]처럼, 행하다 보니 그것이 쌓여서 세상에서 살아갈 법칙과 지식들을 배우게 되겠지. 이것을 “ 식” 이라 하
고.
[여왕]처럼, 배웠으니 그 배운 것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살아가게끔 자기 영역을 만들게 된다. 자기 색깔이 확실해
지는 시기다. 이것을 “ 명색” 이라 한다.
[황제]처럼, 이제는 남보다 더 잘 살고 싶고, 남보다 더 힘을 갖고 싶고, 권력을 갖고 싶고, 자기 생명에 대한 만족
을 속속들이 느끼고 싶다. 이것을 “육입” 이라 하고.
[교황]처럼, 세상의 권력을 가졌으니 이제는 여한이 없을 줄 알았는데, 세상에 보이는 권력이 다가 아니고, 정신적
인 행복, 즉 문화, 종교, 예술 , 철학,,, 등 더 멋지게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그것이 바로 “ 촉” 이며
[연인]처럼, 말랑말랑한 감정도 느끼고 싶고, 달콤한 사랑도 하고 싶고, 이것 저것 뭐든지 해보고 싶고 경험해 보
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게 된다. 그 마음이 “수” !!!
[전차]처럼, 이것 저것 경험하다 보니 더 많이 갖고 싶은 것이 생기고, 죽자 사자 갖어야 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경
쟁심이 생긴다. 사람들은 그것을 적극적이라 표현하지만 그것이 바로 욕망이다. 이것을 “갈애” 라 하고.
[정의]처럼, 내게 좋은 것만 취하다 보니 내 입장에서는 그것이 선이 되지만 남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악이 되기도
한다. 싫고 좋음을 분별하다 보니 옳고 그름을 따지게 되고, 정의롭다 생각하지만 그것은 나에게만 국한된
정의. 그것이 바로 “취” .
[은자]처럼, 조심스러워지는 때다. 마음에 드는 것을 힘들게 선택하고 그것을 얻었으니 끝까지 지켜내야 하기 때
문이다. 그러려면 살아있어야 한다. 영원히. 언제까지나. 바로 있을“유”.
하지만 안타깝게 생명체는 반드시 죽게 되 있다. 아무리 천만금이 있어도 결국에는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하루살이 같은 목숨이다. 그러면 어떠랴. 다시 태어나면 그만인 것을.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다시 태어나야겠다. 그것을 “생” 이라 하고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있다. 생명을 다시 얻은 댓가로 힘들게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반복하고 고생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도 이승이 좋다. 기꺼이 고생하며 살아가지뭐. 나는 [힘]이 세니까. 근데 너무 고달프다. 여기 저
기 아프고 언젠가는 죽을지도 모른다. 바로. “노사”
우리네 삶이 이런 것 아닌가?
다들 한방을 노리고 언젠가는 큰 부귀를 얻을 것이란 희망에 살아가고
언젠가는 고통 없는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살겠다고 너도 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느 부분에 와 있는가?
잠깐은 즐거울지 몰라도 결국에는 마지막 단계 , [힘] 카드, 즉 “노사”의 단계에 살고 있지 않은가?
살아가고 있기 보다는 사실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돌고 도는 삶을 사는 과정을 부처님은 12연기라 하고 그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하셨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해서 부처님 이전에는 없던 삶은 결코 아닐 것이고
불교신자가 아니라 해서 이 12연기에서 벗어나는 삶은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부처님은 당연한 세상의 이치를 사람들이 알 수 있게 , 체계적으로 표현하신 것뿐이다.
이 상황을 어떤 특정종교에 국한해서 생각하고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타로카드안에 그것이 다 들어있다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을 12연기로 표현한 분도 있다면
우리네 인생을 12단계로 , 그것도 그림으로 친절하게 설명해 놓은 점도구도 있다는 것이 놀라운 것이다.
즉, 부처님 말씀이든 타로 카드든 모두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삶을 한 마디로 정의 하면 “ 생. 노. 병. 사(生 老 病 死)”, “ 성. 주. 괴. 공 (成 住 壞 空)” 이란 것이다.
이 진리를 알게 되면 인생이 약간은 슬프다.
미래를 물으려 오는 내방자들에게 나는 주로 찬물을 끼얹는다.
언제쯤 대박이 날까요? 언제쯤 성공할까요? 이 사람과 결혼하면 행복할까요? ,, 라고 꿈에 부풀어 사람들이 온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언젠가 한번은 성공할 것이고, 언제가 한번은 운명 같은 사랑을 할 것이라는 희망에 부
풀어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당신 그릇은 요 정돈데,, 대박은 힘들겠는데,
대박나면 뭐해, 기고만장해서 금방 돈을 다 날릴 것인데,
그 돈 다 모으면 뭐해 건강이 위험하구만,
좋은 사람이면 뭐해, 만족을 모르는 구만,, ‘
자기 분수를 알라는 것이다.
자기 실력을 알고 , 현재 처한 상황을 알면 구지 점에 물어보지 않아도 미래는 보인다.
사람들은 대충 자신이 어느정도 부귀를 누리며 살것인지를 사실은 알 수 있다.
그래도 혹시나 뜻하지 않은 귀인이 나타나거나 숨겨진 유산을 받는다거나 천사같은 이성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는 생각 때문에 점을 치는 것인데,.
하지만 현실은 천만의 말씀이다.
*타로점* 은 꿈을 깨라고 말한다.
꿈을 깨라는 것이 바로 *타로점* 이다.
꿈 깨고 자신을 똑바로 보고 미래를 대비하라고 충고하는 것이 *타로점* 이다.
인생은 그리 달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담, 꿈을 깨고
12연기나 타로카드에서 말하는 대로 본다면
결국에는 인간은 태어나봤자 고생만 하다 죽는다는 것인데,,
아무리 부귀를 쥔 사람도 죽는다면 세상은 살 필요가 없지 않은가?
너무 염세적이고 허무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지금까지 세상의 수많은, 한강의 모래알 수보다 많은 셀 수 없을 만큼의 사람들이 나고 죽고, 나고 죽고, 나고 죽
고,,를 반복하다보니
남는 것이 있더란 말이다.
문명이 발달하고, 문화가 발달하고, 경제가 발달하고,, 과학이 발달하고,,
한마디로 말해서 세상이 끝나지 않고 끝없이 돌아가고 있더란 말이다.
내가 죽었다 해서 세상이 끝난 것이 아니더란 말이다.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한 보람이 있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고통을 벗어나 행복한 피안의 세계로 가려할 것이고
사람이 만들어낸 문명은 점점 더 발전할 것이다.
나고 죽는 과정이 바로 고통없는 피안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삶이 고통이긴 하지만 그 고통이 무의미하지만은 않은 묘한 기쁨이 있다.
이 정도면 궁금해 지는 부분이 생길 것이다.
바로 다시 태어나는 것, 윤회라는 것이다. 기독교 식으로 말하자면 부활과 비슷하기도 하다.
사람들은 주로 이부분에서 착각을 하게된다.
나는 살고 싶은데 죽었으니
내가 다시 살아야 겠다는 것이다.
즉, 나는 장윤정인데 다음번에 또다시 이 몸과 정신과 생각이 같은 장윤정으로 태어날 것이라는 생각말이다. 반드
시 장윤정이어야 한다는 것을 윤회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틀린 생각이다.
H2 와 O 가 만나서 물이 되었다. 그 물은 빗방울이 되고 강물이 되고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필요한 수분을 공급하
고, 동물의 몸속에도 들어가서 꼭 필요한 것을 제공해 준다.
그러다 다른 음식물과 만나서 배설되어 나오고, 땅으로 흘러가고,, 그러다 보면
그 물은 어느새 물이라 말 할 수 없다. 처음의 H2O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그 물은 다른 것들과 섞여서 또다른 물도 되고, 또다른 음식물도 되고, 나무도 되고 꽃도 되는 것이다. 그렇다
고 그 물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어디에선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 처음부터 물이 아니었고, 단지 H2 와 O 였듯이 말
이다.
다음번에 다른 H2와 다른 O 가 만나서 또 다른 물이 되겠지.
사람역시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이런 눈과 요런 코와 그런 생각을 가진 장윤정이었지만
죽고나니 살은 살대로, 정신은 정신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꿈은 꿈대로 허공 속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러다 인연이 닿은 세포와 세포가 만나서 또 다른 살이 될 것이고,
비슷한 패턴을 가진 어느 기와 기가 만나서 한 육체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화학반응을 일으킨 생명체가 또다시 탄생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태어난 또다른 나는 생각하겠지.
' 아.. 여기 예전에 와 본 것 같은데,,' 라고 말이다.
만약 내가 죽었다 다시 그대로 태어난다면 인류는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 것이고, 정체되 있다 결국에는 썩어 없어
질 것이다.
점점 더 발전한 생각들이 모이게 되고, 점점 더 튼튼한 육체가 생겨나기에 이 세상이 살아움직이는 것이다.
이번 생이 고통스러웠다면 다음 생에는 다른 인자들과 만나서 조금이라도 더 발전된 나를 만들어 태어나게 될 것
이다. 태어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고통이 없는 피안의 세계로 가도록, 조금씩 무명에서 벗어나서 현명한 사람이
되가고 있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언제나 죽지 않고 살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 나란 사람은 꼭 나여야만 한다는 생각, 죽어도 또 다시
나로 태어날 것이라는 착각은 없어져야 할 때다.
그 착각이 없어지면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넓디 넓은 우주에 먼지 보다 작은 나를 주인공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고 슬픈 일이다.
하지만 우주의 일원이라 생각하면 다시 태어날 가치가 있을 것이다.
무명에서 벗어나서 좀더 발전되고 가치있는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그 얼마나 희망찬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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